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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시나리오] 헤어질 결심 각본 - 박찬욱, 정서경
Dong538
2023. 1. 23. 23:45
서래
한국 여자들은 손이 참 보드랍죠?
(주머니에서 핸드크림을 꺼내는 해준, 서래 손에 정성껏 발라준다.
쑥스러워하는 서래)
첨부터 좋았습니다, 날 책임진 형사가 품위있어서.
해준
경찰치고는 품위 있다, 이건가요?
(고개 젓는 서래)
한국인치고는?
(고개 젓는 서래)
남자치고는?
서래
(고개 젓고)
현대인치고는.
해준
(웃음 터뜨리며)
서래 씨는 어느 시대에서 왔길래? 당나라?
왜 서래 씨는, 내가 왜 서래 씨 좋아하는지 안 물어요?
알면 자꾸 그 생각만 할까 봐? 내가 잠복하는 거 어떻게 알았어요?
'잠복', 숨어서 보는 거.
주차된 차들을 다 들여다보고 다녀요, 원래?
내가 안 보일 땐 안 보고 싶었어요?
(아리송한 미소만 띤 채 대답 안 하는 서래)
서래 씨가 나하고 같은 종족이란 거, 진작 알았어요.
남편 사진 보겠다고 했을 때, '말씀'은 싫다고.
(서래의 '아하' 표정. 서래에게 우산을 넘겨주고 풀어진 운동화 끈을 묶는 해준)
나도 언제나 똑바로 보려고 노력해요.
저렇게 사극으로 배워서 말을 고풍스럽게 하는가.
......저녁은 또 아이스크림.
(들으며 픽 웃는 서래)
집 안 정리 상태나 옷차림을 보면 방문객을 기다리는 것 같지는 않다.
......우는구나. ......마침내.
서래, 불상을 보면서 주르륵 눈물 흘린다. 해준, 손수건 꺼내 준다. 서래, 손수건으로 눈물 콧물 닦더니 중국어로 -
서래
젠장.
妈的。
해준
욕인 거 압니다....... 거 부처님 앞에서, 참.......